‘염색’이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게 머릿결과 두피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게 열대 식물의 가루로 만든 헤나입니다.
“천연 염색제다, 부작용이 없다” 등 소문이 퍼지면서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헤나 염색을 한 뒤 얼굴 등에 기미가 끼듯 검은색으로 변했다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60대 여성의 얼굴이 갈색 반점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마치 기미 같기도 한데요.
또 다른 이 50대 여성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눈과 목덜미까지 반점으로 가득한데요.
과다색소 침착, 접촉성 피부염 등 진단은 다르지만 여성들은 집 등에서 헤나로 염색한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A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헤나는 부작용이 없고 천연 100%고 그러니까 헤나 때문인 줄 전혀 몰랐어요.”]
[B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첫날 바르고 그 다음날 아침에 갑자기 목하고 얼굴 전체가 빨갛게 되면서 간지럽더라고요. 엄청. 그 다음날 보니까 얼굴이 까맣게 착색이 되더라고요.”]
천연 제품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사용했던 염색제, 그런데 부작용은 심각했다고 주장하는데요.
[B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제 동생이 딱 보더니 ‘언니, 언니 관 뚜껑 열고 바로 나온 사람 같아.’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한 번 했는데도 이렇게 되는 거 보면 진짜 헤나가 무서워요. 무서워.”]
적게는 몇 개월에서 2년이 넘게,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완치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요.
[A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영구장해처럼 안 돌아올 수 있다고 이런 말씀을 하시니까 불안하고….”]
진한 화장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밖에 나갈 수 없을뿐더러 고통스러운 치료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C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치료받는 게 너무 힘들어요. 아프고. 마취 크림을 바르고 (레이저 치료를)하는데 정말 너무 많이 아파요. 눈물이 줄줄 흘러요.”]
이 50대 여성도 집 안에서 항상 화장을 하고 있습니다.
[D 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보기 싫어서 화장을 해야 돼요. 옛날에는 피부 톤도 좋아서 화장을 안 하고 다녔어요.”]
천연이라는 말에 유명 헤나 염색제를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D 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한 1개월, 2개월쯤 되니까 거뭇거뭇하게 됐는데 저는 그게 헤나 때문인 줄 몰랐어요. 손대면 막 따끔따끔했어요.”]
이마에서 시작된 검은 반점은 귀와 목까지 뒤덮었습니다.
병원에 다니면서 레이저 치료를 받아 봤지만 예전의 얼굴은 되찾지 못했습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얼굴색 탓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두렵다는데요.
[D 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진짜 시커멓게 변해서 나보고 병들었다느니 간이 나빠 그렇다느니…. 보는 사람들마다 그러니까 나중엔 대인 기피증까지 오더라니까요.”]
헤나는 인도와 네팔 등에서 자라는 열대성 나무인 ‘로소니아 이너미스’를 말린 잎에서 추출한 가루인데요.
모발 염색이나 문신에 주로 사용합니다.
살균 효과가 있어 약재로 쓰이기도 하고 머리에 윤기를 준다고도 알려져 천연 염색제로 우리나라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죠.
헤나 염색을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헤나방도 곳곳에서 영업 중입니다.
어떻게 홍보하고 있을까요?
[○○ 헤나방 운영자/음성변조 : “완전 천연 100% 예요. (부작용) 한 번도 없었어요. 독소 제거가 돼서 너무 좋아요. 진짜 이건 인증받은 거예요. 너무 좋아요.”]
[△△ 헤나방 운영자/음성변조 : “(부작용)절대 없다니까요. 받는 사람들이 계속 받아요.”]
부작용은 없다는데,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은 하나둘 늘어나는 상황.
천연 제품에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헤나,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피부과 전문의는 일부 헤나 제품에 화학물질이 섞였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김범준/중앙대학교 병원 피부과 전문의 : “일반적으로는 헤나 자체가 아주 까맣게 염색이 잘 안 되기 때문에 PPD(파라 페닐렌다이아민)라는 산화제들이 첨가되는데 이런 첨가 물질들이 피부 트러블 같은 것들을 유발하거나 접촉피부염이나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100% 천연 헤나 제품이 맞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문제가 된 업체의 본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천연 100% 헤나 제품이며, 피부 착색 부작용은 개인의 체질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헤나 본사 관계자/음성변조 : “부작용은 개별적인 트러블이나 체질에 의한 거잖아요. 사실은 천연이어도 알레르기 있는 분들은 본인이 아는 거지 저희가 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소비자들이 패치테스트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합니다.
[□□헤나 본사 관계자/음성변조 : “(고객들이) 패치 테스트에 대한 불감증이 있고요. 착색되는 거는 가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단을 안 하기 때문이에요. 그때 중단하면 괜찮으세요. 왜냐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걸 피하면 문제가 되지 않잖아요. 근데 그거를 간과하고….”]
하지만, 직접 패치테스트까지 했지만, 한참 뒤에야 착생 증상이 나타났다는 피해자도 있는 상황입니다.
[C업체 헤나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하기 전에 반창고에다가 묻혀서 피부 안쪽에다가 48시간을 붙였는데 다른 문제가 없었어요. 이상이 없었어요. 그래서 하게 됐죠.”]
이처럼 헤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자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은 합동 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는데요.
[김성진/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장 : “제품 수거해 검사를 통해서 100% 천연 원료가 함유되었다고 표시하는 제품이 표시 사항대로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또한 화장품 품질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사할 것입니다.”]
식약처는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표현 등 허위 과대광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집중 점검하고, 보건복지부는 헤나방이 정상적인 자격을 갖춘 영업장인지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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