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렇게 제가 푹 빠졌던 남자는 처음이었어요.
나쁘지 않은 외모덕분에 어렸을 때 부터
남자들 대쉬가 끊이질 않았지만 다 그냥 그랬어요.
근데 신랑은 처음 봤을때부터 그냥 좋았어요.
얼굴이 확 잘생긴것도 아닌데, 그냥 좋았어요.
내가 너무 좋아서 시작한 연애는 신랑이 처음이었기에
서툴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만나며 7년을 연애했습니다.
신랑의 단점이 눈에 보였지만,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남자 다시는 못만날거라고 확신했기에
결혼을 결심했어요. 진짜 너무 좋아했거든요.
결혼해서도 저는 신랑이 너무 좋았어요.
그치만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신랑의 마음은 식어갔어요. 그 정도는 예상했기에 괜찮았지만
제가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차가워졌어요.
생각해보면, 결혼 전 신랑은 식구들을 좀 귀찮아하는 편이었어요.
누나나 형한테 전화가 오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얘기하고
귀찮아하고, 명절때 고향 내려가서도 가족들과 시간 안보내고 고향친구들만 만나고 다니더라구요.
그게 가장 걸리긴 했지만,
장기간연애로 신랑과 결혼하기전에도 가족같은 사이라 생각했고, 장기간 연애해도 알콩달콩하니,
결혼해도 잘살수 있겠지…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사랑에 눈이 멀어있었죠…ㅋㅋㅋㅋ
진짜 결혼 후에 신랑은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어요.
쉬는날 저와 시간을 보내기보단 다른 사람들을 만나러다니고
저와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했어요.
세세하게 기록할 순 없지만, 저를 여자로서 사랑하지 않는건 둘째치고
진짜 가족에 대한 애정이 아예 없다는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와이프로서의 의무를 강조하기 시작했죠.
제가 하는일이 성수기, 비수기를 타는 일인데
비수기때마다 돈문제로 바가지도 긁기 시작하더라구요…
(와이프한테 돈문제로 시달리며 사는 남편분들 마음
이 때 조금 이해됐어요)
조금만 본인 기분이 상하면 입을 꾹 닫고 삐진채로 생활했고
그걸 제가 풀어주지 않으면 끝까지 갑니다.
최고기록이 2주예요. 결국 타이르고 달래서 풀고 지냈지만
신랑은 한 번 기분이 상하거나 저와 트러블이 있으면
그 기분이 원래 한달은 간다네요.
(실제로 누나와 싸우고 3달 동안 연락 끊고 산 적도 있어요. 결혼후에요.)
그런 트러블이 자주 있고, 신랑이 입을 꾹 닫고 저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생활할때마다
미쳐버릴것만 같았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는데
그걸 꾹참고 신랑을 달래야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신랑은그런문제에 대해 저화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냥 되는대로 살길 바랬습니다.
내가 너무 힘들다, 우울증이 올것같다 해도
병원다니라고 하고선 땡이였어요.
실제로 결혼 후, 자살충동을 많이 느꼈고
불면증에 시달렸고, 한번 속에서 화가 치밀어오르면
새벽 3시까지 소리죽이고 울면서 가슴을 탕탕 쳐댔어요.
이 증상들을 약으로 없앤다하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인 결혼생활이 바뀌지 않는다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상담받아보자고해도 시큰둥.
제 얼굴 보지도 않으면서 니 마음대로 해~ 하는데
그 모습에 제가 더 힘들어졌어요.
근데 하아… 저도 너무 바보같은게
그래도 신랑이 너무 좋습니다.
씻지않고 냄새 폴폴 풍기며 자는 것도 사랑스럽고,
재채기 소리도 귀여웠어요.. 미쳤죠?
그치만 사랑해서 참고 살기엔, 제가 너무 힘들어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이유도 묻지않고 그러자고 하더라구요.
내가 잘한 짓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후회해도 늦었지만 아직도 혼란스러워요.
글도 엉망진창 두서가 없네요.
저는 아직도 신랑이 보고 싶지만,
참아보고 정신차리려구요.
한동안은 많이 울겠지만,
결국 신랑이 옆에 없으니 저도 마음추스리고
다시 저도 제정신이 되겠죠.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좋은 사람과 하는 거라는 말,
이제서야 완전히 깨닫네요ㅎㅎ
사연, 제보는 mk40494121@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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